캐나다인은 법을 확실히 잘 지킨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부패가 적은 선진국답게 정치 경제를 비롯하여 사회 곳곳에 그런 기풍이 많다.
오래전에 운전을 하다 눈길에서 내 차가 미끄러져서 사고를 냈는데 근처의 주유소에 있던 나이 든 할아버지들이 목격 증인(Witness)을 하겠다고 나와 서 있는 것이었다. 그걸 보니 정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날은 추운데 자기와 상관도 없는 일에 증언을 하겠다고 나와 있는 것을 보니 화가 나는 지경이었었다. 그런데 지나고보니 캐나다에서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여 사실은 화낼 필요가 없었다.
이 사회는 약속을 하면 잘 지키는 편이다. 특히 시간이 드는 공공업무는 약속을 하여 만나는 경우가 많다. 단 병원 약속은 약속시간에 맞춰 가도 기다려야 한다. 30여년 캐나다 생활에 병원 약속을 하여 한번도 제대로 이루어진 기억이 나지 않는데, 만약에 약속 시간이 지켜지면 그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여겨질 정도이다.
일화로서 이민 초기에 애를 데리고 의사를 만나러 가는 일이 많았었는데 도착 후 꼭 30분 이상에서 한두시간까지 기다리게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하루는 내가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하여 꾀를 내어 약속 시간에 30분 늦게 도착하여 의사를 곧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서 갔었다. 그런데 그 날은 오히려 한시간 이상을 더 병원에서 앉아 기다려야 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접수를 하면 그 때부터 시작하여 기다리는 시간이 시작되는데 약속시간을 어겼으므로 더 오랜 시간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었다.
2017.02.03 Up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