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을 통해서도 캐나다와 한국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데, 캐나다 직장 생활은 맡은 일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어서 상하 관계나 서열, 학연, 지연, 혈연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실력이 있으면 다른 점에서 부족함이 있어도 직장 생활 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단과 대학이나 심지어는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대인관계 등에서 차별은 없다. 그러나 전문 직종이거나 고학력이 요구되는 업무에 학력이 요구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캐나다에서도 박사학위 소지자는 전공에 적합한 직장을 잡기가 어려워지는 추세이다.
매니저(Manager)가 직책에 의하여 일을 지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의 책임과 분배, 관리하는 것 등에 매니저의 역할이 집중되어 있다. 즉 매니저가 위에 있는 상사라기보다 주어진 일을 하는 근로자의 개념이 강하다. 전문기술직 종사자는 평생동안 자기 분야에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며, 직장에서 승진에 대한 스트레스는 한국에 비하여 상당히 적게 받으며 일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단체 회식이나 조직의 팀 모임 같은 것은 거의 하지 않는다. 일과 개인 생활의 구분이 뚜렷하기 때문에 직장 생활을 연장하여 개인 생활을 침해하는 경우가 없고, 업무 외에 추가로 하는 직장 활동은 강요되지 않는다. 직장 동료간에 나이도 서로 잘 모를 뿐만 아니라 알더라도 무시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직장에서 생일 파티 등의 행사에서는 가끔 재미로 나이를 살짝 밝히기도 하는데 거짓말로 나이를 어리게 말하는 장난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캐나다 직장생활에서는 서로 원하지 않는 한 사적인 일이나 개인 문제가 화제로 되는 경우가 없어서 10년을 같이 일해도 서로를 너무 몰라 친밀하지 않은 느낌도 받는다. 가령 예를 들어서 한국 직장 생활에 흔히 듣는 퇴근하고 뭐하는지, 어제는 뭐했는지, 일 끝나고 시간 있는지 물어 보는 것은 드물 뿐만 아니라, 상사가 일이 많아 늦게까지 남아 있으니 눈치보며 퇴근한다든지, 휴가를 업무와 연관하여 조절하여 사용하거나 반납하는 것, 또는 직장에서의 상하 관계가 사회 생활로 연장되는 것 등은 일반적으로 상상하기가 힘들다.
캐나다 회사에서의 파티나 친목 행사는 거의 가족 단위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자 회사의 경우는 거의 모두 가족단위 행사였었다. 가족단위 행사라 하여도 꼭 가족을 초대해야하는 것은 아니고, 직원의 애인이나 친구, 손님(Guest) 등을 알아서 초대한다.
봉급은 한국과 달리 월급제보다는 보통 2주제이고 노동자는 1주일만에 받기도 한다. 왜 월급 대신에 2주일제 급료를 받는가 하는 것이 궁금하여 동료에게 물어보았는데, 대답하기를 한달만에 받으면 2주 후에 돈이 떨어지면 어떻게 생활하느냐고 반문을 하였다. 듣고보니 월급대신 2달마다 급료를 받으면 나도 이런 대답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을 보면 캐나다 사회가 이만큼 여유 돈을 두지 않고 사는 생활에 적응하여 발전해 왔다는 생각도 든다. 캐나다에서 최저 인금은 주마다 다르지만, $10-$12달라 정도로 한국에 비하여 2배 정도로 높은 편이다.
2017.02.03 Up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