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이나 도지사, 시장 등 선거에서 선출된 공무원은 국민의 신임을 받아 직책을 맡는 것이기 때문에 최고위직 관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생활은 상상하던 삶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았다. 예를 들어 가까이서 수상의 생활을 보니 아침 6시 30분 정도에 출근하면 보통 밤 11시 넘어서 퇴근하는 막노동 같은 업무시간을 소화해 내는 것을 보았다. 특별 행사 진행시는 새벽 4시에 일어나 밤 12시 지나 취침하는 놀라운 활동력을 보여주어 깜짝 놀랜 적이 있다. 전에는 그 사람들이 편히 사는 줄 알았는데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수상 경호원들이 있는데, 교대로 근무를 하는 데도 매우 힘들어 한다. 시장도 마찬가지여서 시장에 선출이 되면 정말 일요일도 없이 일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행사에 참석도 보통 힘든 스케쥴이 아닐 수 없었다. 지금 오타와시는 광역시가 되어 시설이 그나마 많이 좋아졌지만 오래 전에 오타와 시장실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었는데 좁고 초라하여 책상 하나와 컴퓨터만 있었다. 그런데 비서실에 가니 방도 크고 잘 꾸며 놓고서 손님이 오면 접대를 하는 것이었다. 수상 집무실도 좁기는 마찬가지여서 청와대의 집무실과 규모가 비교가 되지 않았다.
오타와시는 2001년 12개 주변 도시를 합병하여 인구 100만에 가까운 광역시가 되었으며 그로 인하여 시장 업무도 많이 확대 되었다. 과거 오타와가 광역시가 아닌 작은 규모였을 때 시장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가서 보니 시장 업무가 현장 업무 위주로 운영되는 것을 보았다. 시장은 상하수도를 관리하고 교통 시설을 점검하며 쓰레기 처리와 제설 작업을 위하여 문제 지역에 출동하는 것이 시장의 주된 업무였었다. 예를 들어서 문제가 생겨 전화 보고를 받으면 책임 부서와 즉시 연락을 취하고 현장으로 나가서 감독 확인을 하기도 하고, 가로수를 심는 경우에는 또 거기 나가서 확인을 하는 등 철저한 봉사 정신의 활동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교육 업무는 시 업무와 분리가 되어 있어서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
재미있는 점은 수상, 장관, 시장, 국회의원이나 국회의장 등의 고위직 인사들이 사적인 자리에서는 직책에 따른 상하 관계가 없이 친구처럼 허물없이 지낸다는 것이다. 국회의장의 집에 초청을 받아 갔는데 지하 작업실에서 작업복을 입고 수집한 원석을 갈아서 반지를 만들어 주어서 받았는데 너무 격이 없이 대하여 놀랜 적이 있었다. 또 해외 공무 여행 수행을 같이 하다가 느낀 점이 높은 관직의 수상이나 장관도 비서를 시키지 않고 자기 가방을 손수 들고 다니는 것이 눈에 띠었다. 수상이 국빈 방문 공무중에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을 보고 한국의 풍습에 따라서 내가 가방을 들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요청하였으나 자기가 그냥 들고 다니겠다고 하는 것을 듣고 문화의 차이를 느꼈다.
이런 기풍은 관공서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국회의사당이나 총독관저 등은 관광 코스로 항상 개방이 되어 있고, 국회의원들의 의사진행도 모두에게 무료로 참관이 허용되어 있다. 또 이에 추가로 국회 의사진행을 TV로도 항상 방영을 하기 때문에 정부의 돌아가는 사정이 투명하게 공개가 되어 있다.
2022.12.13 Upda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