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 차별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고 이제는 캐나다 사회에서 용납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수도 오타와를 보더라도 한 30여년 전에는 흑인은 공공연히 사회적 차별을 받았던 사실을 기억해 보면, 사회가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미국처럼 흑백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될만큼 심각한 문제는 없다. 이것은 아마 역사적으로 캐나다에 사는 많은 흑인은 과거 노예의 후손이라기 보다는 이민자라는 사실과도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인종 차별은 아니지만 현실 생활에서는 아무래도 같은 인종끼리 잘 어울리는 경우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직장이나 학교에서 점심을 먹는데 백인은 백인끼리, 아시아인은 아시아인들과 더 쉽게 모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혼혈도 많아서 인종이 그렇게 뚜렷하게 구분이 되지 않는 다양한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인종차별의 이유를 분석하여보면 백인 우월주의 (White Supremacy)와 선진국 국민으로서의 우월감, 또 영어라는 언어를 사용하는데 대한 자신감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인지 영어를 잘 못하였던 지난 시절에는 받지 않아도 되었던 차별 대우를 가끔 받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심정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닌데, 가령 한국인이 식민지 국가를 건설하여 한국 후손이 이민하여 한국어와 문화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사회에서는 한국인도 우월감에 빠질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도 신분제가 폐지되고서도 양반 상놈 인식이 생활 속에서 오래동안 지속되었던 것을 보아도, 과거 흑인을 부려먹던 인식도 지속되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이민자들이 백인 나라에 들어올 때는 백인의 전통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들은 적도 있었는데, 듣다 보니 그러는 자기들은 원주민 전통을 잘 따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인종차별을 말하면 캐나다 사회에 존재하는 편견에 대하여 생각을 하게 되는데, 한국도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단일 민족으로 살아와서인지 후진국에서 온 외국인에 대하여 인종차별을 알게 모르게 한다는 생각이다. 더 나아가 외부 세력에 대한 편견이 심하고 우리끼리만 이라는 개념이 강하여 굳이 인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차별이 존재한다. 특히 지역차별은 아주 심하여 군대나 직장에서 피부로 많이 느꼈고, 이것이 필자가 이민을 결정하게 된 중요한 하나의 동기가 되었다.
이렇게 학력, 재산, 성별, 지역 등등 여러가지 차별 현상이 있는데 이러한 차별하는 생각은 서양의 인종차별과 비슷한 사고방식이라는 점을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선거에서 이런 사고방식이 정치가에 의해서 많이 악용되기도 하는데, 악용하는 사람도 나쁘지만 이를 받아들여 이용당하는 사람들에도 반성할 점이 있다.
2022.12.13 Update